
어느 새 계절은 과일가게 앞에 가득 포도를 쌓아놓고 있습니다.
이맘 때 포도밭 옆길을 걸어갈 때
예수님께서 천국으로 비유하신 포도원이
얼마나 적절한지를 깨닫게 됩니다.
파란 잎사귀 아래 알알이 영글어 탐스럽게 매달린 포도송이들,
황홀한 정도로 보기좋고 먹음직스럽고
거기다가 향은 어찌 그리 진한지요.
이 하느님 나라같은 포도원이 일꾼들의 수고로
이루워졌음을 알려주셔서 감사드립니다.
그 일꾼들은 바로 우리일 수 있고 우리여야 합니다.
일꾼을 불러모으는 주인의 마음이 애절한데
누가 게으름을 피우며 방관을 할 수 있겠습니까?
이른 아침, 그리고 아홉시 열 두시 오후 세 시
몇 차례나 일꾼을 모아야 할 정도로 정성을 쏟은 포도밭이었습니다.
저녁 때가 다 된 오후 다섯시에도
일꾼을 찾겠다고 나설만큼 열정적이셨습니다.
주님은 일꾼을 찾으실 때
까다로운 심사 규정을 두지도 않으셨고
일단 일을 맡기신 후 간섭도 하지 않으셨습니다.
일터에만 들어가면 부족한 점 탓하지 않으시고
고루 품삯을 계산해 주셨습니다.
하루종일 일을 한 사람으로부터 불평을 들으면서도
오후 다섯시에 일한 사람과 동일하게 품삯을 계산하는 것은
사랑이신 예수님만이 하실 수 있는 품값이었습니다.
하느님 나라를 향해가는
우리 모두에게 고루 내리시는 하느님의 은총,
꼴찌가 첫째 되고 첫째가 꼴찌 되는
하느님의 마지막 계산법이 있어서
오늘도 감사와 충성을 할 수 있음을 감사드립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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